서기 21XX년, 과학자들은 태양 흑점의 활동 주기에 이상이 발생했음을 감지한다. 과거의 관찰 기록과 예측 시스템을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실행한 결과 500년 이내에 태양 활동이 정지할 것을 예견한다. 인류는 인공 태양을 창조하는 데에 착수한다.
그로부터 20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대에 핵융합 발전 장치를 이용한 인공 태양 개발의 서막이 열린다. 기술 선도국들이 앞서 **‘세계 통합 정부 (통칭 유니언)’**의 출범을 주도했고 대부분의 국가들이 통합 정부에 가입한다. 소속된 국가들은 핵무기의 개발을 중지하고 모든 기술력을 인공 태양 연구 개발에 투자한다.
마침내 24OO년, 불안정한 태양 활동으로 인류의 거주 가능 면적이 400년 전 대비 10%로 감소한 가운데 인공 태양 **‘헬리온 Helion’**이 완성된다. 유니언은 아시아 대륙 중앙에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돔 ─ 일명 **‘APAD; Aegis for Planetary Adaptation & Descendants, 통칭 아파드’**를 건설하고 ‘헬리온’을 중앙에 설치함으로써 인류 문명의 존속을 꿈꾼다.
이에 따라 유니언이 새로운 문명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포하며 세기를 다시 셈하기 시작하였고, ‘아파드’가 건설된 해를 H.E. 01년으로 명명한다. 그로부터 수 년이 흐르고 아파드의 내부는 일조량과 자본력, 기술 보급력에 따라 점점 거주 구역의 계층화가 나타나며 여러 문제가 대두된다.
| A.D. 2152 | 천문학자들의 태양 흑점 주기 이상 관찰 및 태양 활동 정지 예견 |
|---|---|
| A.D. 2338 | 핵융합 발전 장치를 이용한 인공 태양 개발 착수 |
| A.D. 2360 | 세계 통합 정부 (통칭 ‘유니언’) 출범, 전세계적 핵무기 개발 중지 및 인공 태양 연구 개발 집중 |
| A.D. 2471 | 인류 거주 가능 면적이 유라시아 대륙 일부로 제한, 인공 태양 ‘헬리온 Helion’ 완성 |
| A.D. 2552 | 유라시아 대륙 중앙에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을 위한 돔 ─ ‘APAD’ 건설 및 ‘헬리온’ 설치 완료 |
| H.E. 1 | 유니언, ‘새로운 문명 시대의 도래’를 선포함과 동시에 새로운 기년법 도입 |
| H.E. 34 | 아파드 내 거주구역의 계층화 및 양극화 문제 대두 |
인류의 주 생활구역인 지상부는 **‘메트로폴리스’**로 일컬어지는 돔의 중심에서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 **‘다운타운’**과 외곽의 ‘슬럼’ ─ 크게 세 개의 구획으로 나뉘게 된다.
메트로폴리스: 아파드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낮시간을 기준으로 일조량이 가장 풍부하기 때문에 주거 비용이 가장 비싸게 책정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메트로폴리스에 ‘거주’할 수 있는 사람은 상류층 뿐이며 거대 기업과 정부 기관의 본청 등이 이 곳에 위치한다. 돔 면적의 약 10%에 해당한다.
다운타운: 보편적으로 ‘거주구역’이라고 지칭하는 곳이다. 메트로폴리스에 비해 일조량은 적으나 구시대의 중~고위도 지역 정도에 해당하여 인간이 거주하는 데에 큰 지장은 없다. 그러나 다운타운의 구조 상 외곽으로 뻗어나갈 수록 자연히 헬리온의 빛을 적게 받으며, 일반적으로 주거 비용은 중앙과의 거리에 반비례한다. 돔 면적 중 약 40%를 차지한다.
슬럼: 메트로폴리스와 다운타운을 제외한 나머지 50%의 외곽을 지칭한다.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동시에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된 곳이기도 하다. 가파른 인구절벽에도 불구하고 잔존 인류의 대부분이 아파드 내부로 이주하게 되면서 발생한 주거지 부족 문제로 인해,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슬럼의 일부 구역은 마치 구시대의 ‘구룡성채’나 ‘파벨라’, 내지는 ‘할렘’을 떠올리게 한다.
식량 생산과 관련된 산업은 모두 지하에서 이루어진다. 소위 ‘식물 공장’이라고 불리던 기술을 대형화시킴으로써 주식량인 곡류를 비롯한 대부분의 농산물들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육류의 경우 축산업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대부분이 배양육으로 대체되었다. 구시대에 비해 식문화의 단순화가 이루어지는 동시에 식사를 대체하기 위한 영양제 및 의약품 뿐만 아니라 순수한 ‘미식’의 재현을 위한 물질의 개발 또한 각광받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식량은 기본적으로 가구 당 소속된 가구원들의 수와 연령층 등을 고려하여 ‘고르게 분배’된다. 물론 이는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식량 자급률의 양극화가 두드러졌던 구시대와 비교하자면 풍족하다고는 할 수 없다.
식량의 배급을 제외한 그 외 자원 ─ 화폐 등 ─ 의 경우 여전히 자본주의 체제를 따르고 있다. 유니언의 주도 하에 화폐 통합이 이루어졌으나 빈부 격차는 해소되지 못했다.
그 외 산업의 경우 자연히 이학 및 공학이 주도하게 되었다. 헬리온의 유지보수를 위한 핵 공학부터 인류 거주 가능 구역을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분야의 학문이 시대를 선도하는 등 최첨단 산업이라 일컬어지던 것들이 이어지고 있다.
각국의 핵무기 개발이 철폐되고 하나의 통합 정부로 세계 권력이 재편됨에 따라 군부 또한 한 차례의 개혁을 겪었다. 통합 정부 산하의 군사 기관은 ‘국가 안보’ 대신 ‘인류 안보’와 ‘포괄 안보’를 위해 기능하며, 이에 따라 대對 테러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안보’를 담당한다.
경찰은 군사 기관과 분리되어 하나의 ‘행정 집행 기관’으로 존재하며 군부와는 달리 보다 실질적인 ‘사법’과 ‘행정’에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력의 한계로 인해 메트로폴리스와 다운타운 내부 구역을 제외한 외곽 지역은 이러한 경찰력의 영향이 약한 탓에 자경단과 같은 민간 조직에 의해 치안이 자체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언어의 장벽은 동시통역기의 보편화로 허물어진 지 오래이다. 정부 공식 문서의 경우, 구시대의 세계 공용어로 지정되었던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아랍어에 더해 인공어인 에스페란토어 ─ 총 7개 언어로 작성되지만 일상에서는 대부분 모국어를 사용한다.
잔존 인류가 한 지역에 섞여 살게 되면서 자연히 문화의 혼합이 발생했다. 그러나 아파드가 기존의 아시아 대륙 ─ 그 중에서도 동아시아 (극동) 지역 위에 세워진 데다가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대륙이었던 만큼 해당 문화권의 영향이 다소 강하게 나타난다.
문명의 대격변과 함께 기존의 종교 대부분이 과거에 비해 쇠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니언은 여전히 구시대의 종교들을 인정하며 아파드 내부에 각 종교의 신자들을 위한 구역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그 세가 미약해진 만큼 곳곳에서 신흥종교라고 자칭하는 사이비 교단들이 들끓는 탓에 기존 종교계와 정부 모두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